Session #18
그러자 그 거북이는 보답으로 그를
용궁이라는 데로 데리고 갔어
용궁?
/ 그래
그 성에선 환영파티를 해주었지
예쁜 아까씨에 호화스런 식사, 도미와
넙치가 춤추는 꿈같은 시간이 흘러간거지
도미하고 넙치도 한동안 못 먹었군
눈깜짝할 새에 세월이 흘러
그가 막 돌아갈려고 할 때
선물로 받은 것이 옥수상(玉手箱)
/ 옥수상? 그거 맛있어?
먹는게 아니야
안에 보물이 들어 있는 상자야
보석도 한동안 구경 못 했구나..
즉물적(卽物的)인 녀석들이네, 참나..
이건 옛날 판타지라고
거북이의 옥수관~
/ 뭘 들은 거야..
이제 말(馬)은 그만두자
6300우롱 내놔
/ 뭐야? 다짜고짜..
네 앞으로 배달된거야
/ 내 앞으로..?
수취인 부담으로..
게다가 발신인 불명이야
할 수 없이 받아두긴 했지만..
이봐! 기다려!
어이! 6300우롱!
바쁜 여자로군
설마 보험회사의 징수원? 그렇지 않으면..
아니, 어쩌면.. 짚히는 데가 너무 많아
일단 도망치고 보자고!
수상하지 않아? 남의 것도 자기꺼라 하던
여자가 손도 안대보고 않고 도망치다니 말야
여기저기서 원한을 많이 산 것 같으니..
일단 폭발물 반응과
생화학적 반응을 검사해 보고..
아니, 역시 택배회사에 반품해서
돈을 돌려받는 편이..
이봐! 스파이크!
뭐야, 이건?
시계 소리같은거 안 들려?
/ 아
나왔다~ 택배회사의 데이터
발신인은.. 에우로파의 자선 수도원?!
/ 또 있어~
명왕성 형무소?
아스테로이드 아프터즈 스타디움
천황성 제 4 관측소
비너스 뉴스 네트워크
전송 전송 또 전송..
태양계를 완전히 뺑 돌았구만..
스피게이트 폭발 사고에 의해
2022년 이전의 데이터는 소실..
역사 자료인가..
아무래도 비디오 테잎이란 것 같아
오래되고 값나가는 유물이란 거지
멋대로 도망갔으니 팔아버려도
할말 없겠지 / 팔릴지..
20세기 영상 매니아라니까 사겠지
/ 값나갈 것 같진 않은데..
이런 보물의 가치라는 건
겉만 봐선 모르는 법이야
의외로 굉장히 값나가는 걸지도 몰라
최소한 내가 낸 돈만큼은 회수해야지
실례요
그러니까
조용히 해!
이 마을은 모든게 다
우리가 살던 미네소타와는 달라
저 오빠.. 정말 우리가
여기서 잘 살 수 있을까?
사실은 좀 자신이 없지만..
하지만 괜찮아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니까
고마워 오빠
이런 이런, 내일도
아침부터 아르바이트야
잘자, 오빠
/ 잘자
좋아! 역시 20세기의 드라마는 좋다니까
거기에 비하면 요새 드라마는 정말..
당신한테 보여주고 싶은게..
/ 이봐! 안 된다고!! 당신!
담배말야 담배!
연기가 전자제품을
못 쓰게 만든다는 것도 몰라?
나참, 이래서 아마추어는 정말..
바보바보바보!! 당신 대체 뭐야?!
무슨 원한이 있다고..
원한같은 거 없어
팔고 싶은 물건이 있을 뿐이야
베타 아니냐?! 대단해!
어디서 손에 넣었지?
이건 진귀한 물건이라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거라고!
베타?
몰라? 하는 수 없군. 가르쳐주지..
20세기 무렵에는 말야
영상을 기록할 때
지금같은 디스크가 아니라
이런 카세트에 들어있는
비디오 테이프란 걸 사용했어
디지탈이 아니라고. 아날로그라고
게다가 자기라고 자기
자기신호로 기록을 했단 말이야
굉장하지 않아?
하지만 개발한 회사의 차이로 베타와
VHS라는 두 개의 규격이 생겨버렸지
베타는 그 시대로선 카셋트가 작고
데크도 작아서 자리도 차지하지 않고
스틸이나 슬로우같은 특수재생 때도
노이즈가 끼지 않는데다가
베타는 화상까지 깨끗해서 영상을 추구하는
사용자에게는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지
하지만 거기부터가 베타의
불행한 역사의 시작이야
설명은 이제 됐어
/ 잉? 아직 겨우 시작인데
이쪽의 용건은 말했잖아
어때? 살거야?
뭐.. 내용부터 보자구
왜 그래?
트래킹이 잘 안맞는게
이 초기형 베타의 특징이야
이쪽인가? 아니면 이쪽인가..
테잎이 씹혔어!
나아지질 않는 걸..
왔다.. 왔어.. 왔어!
역시 말보단 개야~
대부분 발로 차면 나아지던데..
하여간 너는 적당히 라는 걸 모른다니까..
스피크 라이크 어 차일드(Speak Like a Chi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