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야

낙원에 도착한 꿈을 꿨어
멋진 곳이었어

빨갛고 파란 색의 꽃들이

낙원 전체에 피어있었어

바로 그 꽃들이 달 꽃이었어

달 꽃을 본 적이나 있어?

없지만...

그 곳에는 할머니가 계셔서

우리들한테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셨어

그게 뭐냐

넌 낙원에서도
인간이 길러주길 바라냐?

그렇지 않아

손님 접대하듯이

좋은 음악도 들려주고

그냥 마을 레스토랑이잖아

하지만, 정말 멋진 곳이었어!

낙원은 바로 여기구나 생각했어

잘 설명하진 못하지만 말이야

그게 바로 네 머리의 한계지

키바도 낙원이 어떤 곳인지
자세히 말해준 적 없잖아!

달 꽃은 실제로 무슨 색일까?

뭐야?

바다다...

희미하게 난다
달 꽃 향기...

이 앞에 낙원이 있는 게 분명해

꽃 향기라고...

난 썩은 기름 냄새만 나는데

쇠퇴한 마을이군

우리들이 무서운가?

외부인이 흔하지 않아서 겠지

이런 마을에 뭐가 있겠어?

굉장한 낙원이군

여자다...

어디에서 왔지?

북쪽 마을에서 왔다

뭐 하러 왔나?

그냥 지나는 길이다

이곳에 볼일 같은 건 없다

어디에 갈 작정이지?

어디라니?

낙원에요

왜 웃는 거지?

이 사람들은 낙원을 모르니까

잘 알고 있지

단지 전설일 뿐이야

전설이라고?

낙원 같은 건
아무데도 없어

왜 그렇게 말하는 거지?

우리들은 이미 가서 보고 왔다

낙원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어

그곳은 지옥이다

그럴 줄 알았어

너희들도 곧 알게 될 거다

낙원 같은 건 없다는 걸

어서 떠나라

너희들에겐 너희들에게
어울리는 곳이 있을거야

가자! 키바
더 이상 이곳에 있기 싫어

재수 없게

저런 놈들에게
설교나 듣고

너도 저들과 비슷한 것 같은데

뭐라고...

아, 아냐 우리들도
언제 저렇게 될지 모른다고

나 이 마을이 무서워

저렇게 많은 늑대들이 있는데

왜이리 쓸쓸해 보이지?

저 녀석들 말대로
빨리 이 마을을 떠나는 게 어때

그래서, 어디로 갈 거지?

분명 뭔가 있을 거야

늑대가 이렇게 많이 있잖아

분명 단서가 있을 거야

여기도 일손은 필요한데

자넨 항상 늙은이만 데려오잖아

아직 충분히 쓸만해

언제까지 버틸지...

일손이 필요한 거야? 없는 거야?

할 수 없지
내일 아침에도 부탁함세

저 젊은이들 예전의 당신 같아

눈을 반짝이며

두려운 것 없이...

자리, 현재 생활에 만족해?

그래 만족해
우리들에게 맞는 생활이야

저 애들에게도 당당히
말할 수 있어?

젊은 애들은
무덤 쪽으로 갔어

사람 눈에는 띄지 않겠지

마을에서 나갈 때까지
잘 감시해

걱정 안 해도 알아서 나갈 거야

식량 구하기도 힘들 테니...

차라리 여기서 일하게 하면 어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우리들은 우리자신만 지킨다

그게 규칙이다

누구야?

내 소린가?

하하, 지금 건 츠메야

먹을 거 하나 없는 이 곳에서

그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거지?

더 이상 못 걷겠어

오늘은 이쯤에서 자자

어디 가는 거야?

같이 가자

잠 자기에 좋은 장소다

먹을 건 없는 거 같은데

왠지 섬뜩한 기분이 드는데...

저기 이상한 소리 들리지 않아?

제발 아무데서나 떨지 좀 마

으아아악!

놀래키지 좀 마세요
지금 뭐 하시는 거에요? 할아버지

내 굴을 파고 있을 뿐일세

굴이라고요?

무덤을 파고 있는 건가요?

나 정도 나이가 들면
죽을 때 정도는 알게 되지

그렇다면 서두르는 게 좋겠네요

나도 죽는 줄 알았네

할아버지!
이 마을에 달의 꽃은 없나요?

오오, 오오오
이 일대가 다 꽃밭이네

옛날에는 섬 전체에
피어있었네만

그걸 다 파헤쳐버렸지

지금은 꽃잎 한 장
남아있지 않아

옛날 이야기군요

그럼 꽃 색깔은 어땠어요?

색깔? 뭐였더라

달빛 색이었지

할아버지는 낙원에
간 적 있나요?

늑대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지
나도 가려고 했었어

어떻게?

자 보게 저기가 입구네

지독하군, 죽음의 냄새야

좋은 곳 인줄 알았는데

가지 말게

거기서 많은 늑대들이
여행을 했네

하지만 낙원에
도착한 늑대는 없었어

그리고 돌아온 늑대들은

우리들처럼
이 곳에서 살고 있지

대장, 오늘은 그만해요

내일 일하러 가셔야죠

그래, 이미 충분히 팠어

여기가 당신들이 가 봤다는
낙원으로 가는 길인가?

그런 거 없다고 말했을 텐데...

자리

내 무리를 혼란 시키는 짓을 하면
애라도 봐주지 않는다

아침 전에 어서 마을에서 나가

너 아직도 믿고 있는 거야?

뭘?

낙원 같은 건 없어

가봤더니 낙원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말했잖아

거기는 진짜 낙원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네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우리가 낙원에 갈 수 있다는
보장은 아무것도 없잖아

이런 여행은 바보 같은 짓이야

그만해

화내면 배가 더 고파!

이대로 쓰러져 죽는 것도 괜찮지

할아버지처럼 굴이라도 파놓을까?

자신감은 없어

나 역시 몰라

하지만 몸 속에서 외치고 있어

단지 알고 싶고
그 곳에 가고 싶어서

달려온 것뿐

그런 목표 없이 살아갈 순 없어

당신들 배고프지 않아요?

배고프고 말고요
정말 잘 아시네요

어디가? 키바

이게 얼마만이야
그럼 잘 먹겠습니다

당신도 먹어봐요

심각한 얼굴 그만하고
먹지 그래

앞으로 언제 밥 먹게 될지
모르잖아

아까 한 말 듣지 못했어?
여행은 끝났어

목적지가 없어졌어

끝이라고

누나는 어떻게 생각해요?

난 콜이라고 해

콜

당신들
계속 여기 있어도 되잖아

그것도 괜찮겠네요

키바가 혼자서 나가버렸어

어, 츠메까지 어디 가려고?

말이 통해야지...

츠메도 가버렸어

내버려 둬

여기도 의외로 좋은 마을이군요

어디 가는 거야?

이대로 각자 행동하게 되면

결국엔 다 헤어지게 된다고

상관없어

나는 싫어

야, 진짜 잘 먹었다

아무것도 없는
마을인 줄 알았는데

이런 맛있는 음식은
어디서 구한 거죠?

알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역에 오면 알 수 있을 거야

역이요? 거기서
음식 배급이라도 있어요?

응, 재미있는 구경을
할 수 있을 거야

정말이지 다들 어디간 거야?

피곤해라...
여기서 잘까?

응

어이, 낙원 가기는
관뒀나 보지?

어린 애가 혼자서
어슬렁대면 위험하다

애들끼리 같이 다녀야지

당신들 여기서 대체 뭘 하는 거지?

뭐라고?

왜 낙원에 가지 못했는지
이제야 알겠군

당신들은 개야

이 자식이!

히게...

아침 먹을 수 있겠지

키바는?

어제 밤 나간 뒤로 못 봤는데

저것은...

저게 뭐야, 저 꼴이 대체

좋아, 휴식시간이다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아저씨!

열차는 이 역에서
아주 잠깐 쉬어가지

그래서 사람들도
우리들도 살 수 있다

그게 우리들의 생활방식이야

공생관계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츠메도 마찬가지인데

나는 저들을 이용해도
이용 당하지는 않아!

어떻게 생각하든
너희들 마음이다

할아버지가 위험해

들개가 날뛴다!

방해하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우리는 우리만의 생활방식이 있다

타락한 개의 삶이겠지

이 곳에 남아서

저러고 사는 것이
너희들의 방식인가?

너희들이 뭘 알아!

최악이군

너희들은 아직 젊지

타락한 늑대

예고

이 도시는 어떻게 돼 먹은 거야?

진짜 죄다
열 받게 하는 놈들 뿐이군

젠장 열 받는데
배까지 고파버리네

이봐, 다음엔
뭐 좀 먹게 해 달라고!

계승하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