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시즌4

오타구 가마타

 

가마타, 좀처럼 자주 오지 않은 마을

 

가마타 동쪽 출입구
중앙 거리

 

그래, 어수선한 분위기

가마타, 가마타

 

미야시타 씨, 신세 지고 있습니다
이노가시라입니다

예, 내일이요?

네, 네
네, 알았습니다

그럼 내일 오후 3시에
오이마치로 찾아뵙겠습니다

네. 네, 잘 부탁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도 씨

이노가시라 입니다, 네

아, 전에 그 일 말이지요?

빠른 게 더 좋으시죠?

그러면 모레 오전 중에 어떠십니까?

네, 그럼 모레 10시에 오모리에서

네, 찾아뵙겠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어제는 가와사키와 신코야스였는데

이번 주는 게이한 도호쿠 선 붐이네

 

아, 츠루미?
오랜만이야

무슨 일이야?

전화가 와서 예상했어

그냥 흐름이 그런 것 같아서

 

시간과 회사에 구애받지 않고

행복을 배고픔으로 채울 때에

잠깐 그는 제멋대로 되어

자유롭게 된다

누구한테도 방해받지 않고

신경 쓰지 않고 먹는다고 하는

고고(孤高)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이라 할 수 있다

 

고독한 미식가


sub by i하늘i처럼i

고독한 미식가
시즌 4

sub by i하늘i처럼i

 

제11화 도쿄도 오타구 가마타에 있는
새우 월남쌈과 닭고기 찹쌀밥

 

실례합니다

 

산탄다 사장님과 약속을 하고 온
이노가시라 입니다만

신세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노가시라님

외람되지만, 방금 전 산탄다 사장님께서
급한 일로 좀 늦으실 것 같다고 연락이 와서

아, 그렇습니까

네, 혹시 가능하시다면
기다리시겠습니까?

네, 기다리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실례합니다

감사합니다

덥지요?

그렇네요

이 더위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네?

이 더위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언제까지일까요

정말이지, 이렇게 더우면 영원히
더울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

차 잘 마시겠습니다

드세요

그럼

 

오늘은 무슨 일로?

네…?

어떤 일일까 궁금해서요

아, 그게 귀사에서 말이지요

저기 나스에 있는 휴양지의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싶다는 의뢰가 있어서

 

이 사무원은 누구지?

 

시라토리 미레이

거기 인테리어가 낡고 오래됐으니까요

보셨어요?

네, 좀…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네?

왜 앉는 거지?

 

카탈로그 같은 거 있지요?

 

네, 있죠…

 

이 상황 뭐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무섭다

 

이거 안 되겠는걸요

 

왜 이렇게 딱딱한 느낌인가요?

이거 그 반복되는 일상에
벗어난 호화스런 느낌을

휴양지에요

사원이 일로 인한
피로를 풀 곳이잖아요

그게 이 소파에 이 로그 테이블에서
마음 편히 있을 것 같아요?

 

여성 대표로 말씀드리자면

좀 더 개방적인

남쪽 나라의 리조트 풍의
인테리어가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사장님의 의뢰가
유럽피언 클래식으로 해달라고 하셨는데요

들은 대로 순순히 한다면

입사 1년 차 사원이라도 할 수 있어요

일류 영업 사원은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해서

때에 따라서는
감히 직언이라도 해야죠

그런 게 일류가 아닐까요?

 

싫다, 설교

그보다 이 사람 누구야?

저는 말이지요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어라? 시라토리 군

손님이 저희 회사에 대해
물어보셔서 대답해드리고 있었습니다

 

질문하지 않았거든

실례하겠습니다

 

천천히 드세요

 

그럼, 그럼

 

그래서 이건가요?

아, 그렇습니다만

다시 한번 더 검토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그래도 모처럼 오셨으니
일단 보겠습니다

 

아차! 안 되는데

 

굉장히 좋은데요, 이노가시라 씨

역시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이 중에서 선택할게요

네…

 

뭐지?

솔직히 기쁘지가 않네

 

저기…

네?

아까 그 여자분은…?

 

지난주에 채용한
파트타임 아주머니예요

지난주?!

파트?!

 

무슨 무례한 일이라도…

아뇨, 그…

무슨 실례라도…

 

아뇨, 막 들어온 파트의…
그분 대단하네요

 

그런가요?

 

'아하하'가 아닙니다

 

왠지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네

 

그와 동시에

배가…

고프다

 

그래, 빈속에 화를 내면 몸에 해롭다

뭐라도 먹자

 

가마타, 가마타

가마타 식사의 행진곡

중화에

한국

이탈리안

 

가마타, 뭐든지 있구나

 

저건

 

베트남

 

베트남, 고향의 맛

 

뭔가 구미가 당기는걸

 

가마타에서 만난 베트남 요리

좋을지도 몰라

 

여기면 괜찮겠어
아니, 여기가 좋다

 

베트남과 고향의 조합

이거야 어쩌면 뜻밖일지도 모른다고

 

액자에 있는 월남쌈

 

왠지 투지가 활활 타오르는데

 

여기가 베트남

여기가 고향

 

어서 오세요

이쪽에 앉으세요

 

어서 오세요

 

메뉴는 저기에 있어요, 드세요

 

이쩌고 저쩌고 그러네

 

하지만 분명 맛있을 거야

 

처음 왔는데 반가운걸

 

인테이어뿐만 그런 게 아니라

뭘까

 

시간이다

 

시간이 흐르는 게
살짝 일본과 다르다

그게 베트남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거야

 

어디 보자

 

마치 베트남 요리 관광

 

와 함께
주) 베트남식 쌀국수. phở(퍼)

베트남 2대 요리 중 하나인 월남쌈

 

액자 속에 있던 건 새우였던가?

 

고기, 새우, 생선

이건 튀긴 건가?

이것도 맛있어 보이는군

 

바잉 세오
주) 베트남어로 bánh xèo(바잉 쌔오)

 

베트남식 오코노미야키

일단 후보로

 

베트남 요리가
이렇게 많고 다양했었나?

 

선간판에서 본 페이지

 

그렇지, 면도 좋지

 

우와 밥 종류도

 

닭고기 찹쌀밥
주) 베트남어로 xôi gà(쏘이 가)

 

머리가 아픈걸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주) 베트남어로 Xin chào(신 짜오)

 

이 고기가 들어간 떡을 주문해볼까

예상이 가지 않는 걸
먹어 보고 싶어, 좋아

- 여기요
- 네

 

어, 그러니까

새우 월남쌈과

챠죠란 건 1인분의 절반도 가능하나요?
주) 튀긴 월남쌈. Chả giò(챠죠)

네, 혼자서 오셨으니 가능합니다

아, 죄송합니다만
그럼 부탁합니다

그리고

 

닭고기 찹쌀밥과
고기가 들어간 떡을 주세요

네, 음료는 어떤 걸로?

 

타마린드 주스

네, 알겠습니다

 

타마린드가 뭐지?

무심결에 타마린드 주스를
주문해버렸어

 

갈까?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어요

 

또 올게요

 

바이 바이

 

분명 여기서 사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가게겠지

 

괜찮은데

A잖아?

B잖아?

C잖아?

 

오래 기다리셨죠
타마린드 주스입니다

 

왔다, 타마린드

 

【타마린드 주스】
열대에서 자란 불가사의한 과일
새콤달콤함이 참을 수 없어

 

뭔가 시큼한 배 같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고마워

 

내 건가?

 

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월남쌈입니다
주) 베트남어로 Gỏi cuốn(고이꾸온)

 

【고로 씨의 선택】

 

【고로 씨의 선택】

 

잘 먹겠습니다

 

【새우 월남쌈】
특제 소스에 찍어 한 입 먹으면
입속에 봄이 찾아온다

 

새우가 비쳐 보인다

스켈레톤 타입

 

맛있어, 이거

이거 괜찮다

맛있는 걸 먹고
화내는 사람은 없어

화가 나면 맛있는 걸 먹자

 

이 소스 굉장한데

베트남 고향식 진한 된장 소스

 

액자에 넣고 싶어지는 것도 알겠어

 

【튀긴 월남쌈】
바삭 씹히는 맛 바삭하며 나오는 육즙
이걸로 당신도 베트남의 포로

 

챠죠

이렇게 나왔다는 건가, 베트남

 

이것도 싸서 먹으란 건가?

 

잎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느낌이 달라

 

이건 면도 먹어두는 게 좋겠어

안 그러면 후회할 것 같아

 

쇠고기 포, 아니

지금 이 흐름이라면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여기요

 

레몬그라스를 넣은 쌀국수를 주세요
주) lemon grass. 레몬 맛이 나는 풀

저기 여기 요리는
베트남의 어디 지방 요리인가요?

여러 가지인데
가장 많은 건 남쪽 지방이지요

호찌민 쪽이요?

그렇죠

 

호찌민과 가마타
비슷한 걸지도 모르겠군

 

그럼 이번엔 이 녀석이다

 

【고기가 들어간 떡】
떡에 고기를 넣었습니다
이 콜라보레이션에 박수를!

 

이런 식의…

 

아! 따끈따끈하다

 

입안이 호찌민이다

 

떡도 고기도 오랫동안 먹어왔는데

이런 처음 먹어본 듯한 느낌은 뭐지

베트남 요리 만만치 않아

 

고수나물 좋다

더는 못 먹을 것 같았던
내가 생각나질 않아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닭고기 찹쌀밥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닭고기 찹쌀밥】
엉겁결에 탄성을 지르는 이 맛
이거야말로 베트남 즉석요리

 

소시지, 사진에는 없었는데

그치만 이건 베트남 소시지가 아닐까?

그렇다면 럭키

 

조금 스팸처럼 보이는 것도
아시아다

 

겉보기와 전혀 다르다

 

이거야 훌륭한 찹쌀밥이다

 

베트남 찹쌀밥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봉버후에입니다
주) bún bò Huế, 베트남 중부 지방 쌀국수

 

【레몬그라스를 넣은 쌀국수(봉버후에)】
시큼한 얼얼함이 가시지 않는다
채소도 듬뿍 건강 누들

 

새로이 식욕이 생기는 냄새

 

이 접시 치워드릴게요

아, 네

죄송하네요

 

감사합니다

저기 이건 어떻게 먹는 겁니가?

이건 반 정도 봉버후에에 넣어서

레몬을 짜서 드세요

아, 알겠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럼

 

이 시큼한 얼얼함

 

소시지가 겹쳐 버렸지만

처음에 먹어버렸으니
없었던 일로 하자

 

이거야 쭉쭉 들어가는군

 

좋아

 

도쿄에서 먹는 베트남의 여름

이런 고향이라면 누구라도
돌아가고 싶어지지

 

베트남 맘 편히 가보고 싶은걸

 

잘 먹었습니다

 

- 여기요
- 네

 

베트남 커피 좀 주세요

따뜻한 거 괜찮으신가요?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베트남 커피입니다

 

이 안에 따뜻한 물이
들어가 있어서

3~4분을 기다렸다가
연유와 섞어주세요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이런 방식인가

 

【베트남 커피】
똑똑 방울져 떨어지는
물방울에서 풍기는 베트남

 

허둥지둥 가게를 나오지 않고

이 베트남의 시간에
좀 더 빠져들자

 

아아, 잠들 것 같아

낮잠 자고 가면 안 될까?

 

원작자 쿠스미 마사유키가

실제로 가게 방문

훌쩍 쿠스미

 

베트남 가정 요리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티티

 

이거 고민되네요

 

공심채도 좋고

 

쿠스미 씨, 고민한 끝에
고른 2가지를 주문

그리고

음료를

 

이 라루 주스라고 읽는 건가요?

맥주입니다

주, 주스!

 

프랑스 기술로 만들어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주스라고 적혀 있잖아요

여긴 알코올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럼 이 라루 주스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라루 주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주스라고 합니다

 

이건 제가 혼자서 만든
오리지날 우쿨렐레로

'레레 코도쿠로'라는 우쿨렐레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니

실례합니다
여기 라루 맥주

라루 주스죠

 

라벨이 좋네요

라벨을 사고 싶네요!

라벨을 보고 마시는 거네요, 이건

 

맛있어

일본 주스와 좀 다르네요

 

베트남 식 물만두

넘 플라와 식초를 섞은
주) 잔물고기를 절여 발효시킨 생선 간장

특제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이, 이런 거군요

 

그럼 어떠신지?

 

맛있어

감싸고 있는 곁 면이
지르르 녹는 식감이 굉장해

다른 곳에서 먹어본 적이 없는 맛이야

이 음식

주스랑 잘 맞지 않을까?

 

잘 맞아

 

같은 나라에서
만들어진 거라 잘 맞아요

 

CM 후에

베트남 죽이 등장!

또 잘 맞는데

 

티티의 여러 가지를 섞은 죽은
맛이 확고한 만큼

식사에도 딱 맞습니다

이 사기 숟가락이 두 개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써야 하지?

 

이걸로 가지고 와서 이걸로 먹을까

왠지 두번 수고하는 것 같은데

 

아, 하지만 이거 맛있어 보여

 

제가 죽을 좋아해서

 

죽을 좋아하는 쿠스미 씨

어떠신가요?

 

여기엔 오징어가 들어있네요

맛있어요

 

죽인데 좀 고소한 냄새가 나고

좀 더 쫄깃한 식감이

역시 쌀 때문인가

이거는 말이죠

곱네요

 

이거 좋은데요

또 잘 맞는데

 

일본에 있으면서

베트남에 있는 것 같은
느긋한 시간을 느끼게 해주는 티티

여러분도 꼭 오세요!

 

다음화

고독한 미식가

도쿄부 시부야구 에비스에 있는
에비 신죠와 구운 주먹밥
주) 새우와 달걀 등을 으깬 뒤 튀긴 요리

기대해주세요